No Money No Art
Collection in 대전

Aria gallery, Daejeon, Korea
28 July - 09 Aug 2023


이사라
Wonderland – 행복하고 호기심 가득한 꿈의 세계
작품 속에 등장하는 행복한 표정의 소녀, 어릴적의 인형들과 어렴풋한 기억속의 동화나 만화속의 개성 넘치는 소녀들은 익살맞은 표정들의 요술봉과 함께 나의 행복했던 동심 속 꿈을 기억하게 한다.
행복한 꿈과 즐거운 호기심들은 다양하고 비비드한 컬러들과 날카로운 칼로 표현된 스크레치를 통하여 화려하면서도 집요한 느낌으로 표현된다. 이는 막연하지만 무한하게 밀려오는 미지의 세계 속에
잠식되어가는 삶을 기억하고 아로새기는 과정이자 잠시 멈추고 쉬어가게 하는 행위이다. 어쩌면 나를 보호하기 위해 행하는 무의식적 반복행위 같기도 하고, 모두가 행복한 유토피아 같은 세상을 향한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향한 염원 같기도 하다. 물감을 수차례 얇게 덧칠하여 만들어낸 균일한 표면과 색감, 그 위를 오가며 수없이 쌓아가는 스크래치 과정은 하나의 수행에 가깝다.
수없는 반복을 통해 마침내 패턴을 이루는 선들과 그 조합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서로 반응하며 독특한 울림을 만든다. 시간과 공간, 기억을 담은 하나의 흔적 혹은 상처들은 서로 어울려 눈부시게 빛나기도 하고
아름다운 패턴을 이루기도 한다. 마치 정돈되고 아름다워 보이는 오늘날의 세상을 각자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같기도 하다. 이런 스크래치들은 우리의 기억을 품고 있는
천진한 이미지들(재미있는 표정의 몬스터, 행복한 얼굴의 소녀들, 보기만 해도 미소짓게 되는 오브제)과 어우러지며 우리네 삶에 작고 기분좋은 균열을 만든다.

심봉민
친구들과 놀았던... 내가 잊고 있던 그 곳에 가보았다. 그곳엔 아파트가, 비행기가, 종이컵이, 녹지 않은 눈덩이가, 바람개비가 있었다.
그곳엔 그리움이 피어나 있었다. 그리고 내 마음 속에서도 조용히 그리움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추억 속 친구들에게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날렸다. 더 잘 닿으라고 고무동력기도 보냈다.
선물로 풍선도 날려보고. 물결에 종이배도 띄운다. 전화기도 놓았다.
기억이 차곡차곡 쌓인 그곳에서 추억이 무럭무럭 자라더니 어느새 드넓은 정원이 되어 있었다.
그 기억의 정원에서 정원사가 된 나는 정원을 둘러보며 그리움을 수집한다.


강지현
청빛 오후.
세월의 흔적으로 때가 탄 건물은 푸른빛으로 덮여 있다. 나와 마주하고 있는 노란 불빛은 하염 없이 빛나고 있다.
빛의 온기는 내 마음속으로 강하게 밀고 들어왔다. 아직도 그들의 모습은 마 음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작품 속에서 빛나고 있는 빛들은 내가 만들어낸 심상적 이미지이자 이 장소에서 느꼈던 온기를 반영한 것이다.
불빛들은 치유와 심리적 회복을 경험하게 해줄 뿐 아니라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준다.
똑같은 창문과 가로등에서 나오는 다양한 빛들의 울림은 이곳을 환상적인 분위기로 만 들어주며 이것은 이상화된 풍경으로 재해석된다.
오래되고 낡은 건물들에 환하고 따스하게 그려진 조명 빛은 이곳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이 공간에 삶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창문 밖으로 나오는 빛은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흔적이며 온기인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그들이 강인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느 낌을 받게 해준다.
나는 항상 이 자리에 존재하지만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풍경들에 존재가 치를 부여하고 캄캄한 건물에 빛을 심어줌으로써 내가 이곳에서 느꼈던 생동감을 묘사한다.
이렇게 빛으로 숨겨진 풍경들을 대하고 기억하는 것이다. 청빛 오후는 초록 빛 무리, 그리고 금빛 잔상으로 이어진다. 자연조명과 인공조명이 같이 어우러지는 시간. 
그곳엔 뚜렷한 그림자의 흔적과 빛의 잔상이 드러 난다. 불분명한 시간의 경계 속에서 건물을 둘러싼 풍경은 낮의 따뜻한 햇살을 보여주는 듯, 오후의 나른한 조명 불빛을 보여주는 듯하다.
빛이 머무는 오후는 점차 초록빛으로 차오른다.                                    
    

다니엘신
행복한 지옥이라는건 존재할 수 없지만 나는 현재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반쯤 감겨있는 초점 없는 눈은 이상과 현실의 중간 어딘가에 멈추어있는 내 시선을 의미한다.
꿈과 희망을 안고 출발한 내 삶은 기대와는 달리 아무것도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좋을 이유도 나빠질 이유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멈춰있다는 것은 현실에 있어서는 지옥을 뜻했다.
감정과 이성은 모순에 가득찼으며 현실과 이상 또한 괴리감이 생긴다. 하지만 행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의미에서 행복을 만들어 주었으며 누군가에게 사랑 받는다는 건 지친 삶에서 버틸 힘을 만들어 주었다.
원동력을 만들어주는 것은 그러한 의미들로 만들어진 에너지였다. 감사한 존재에 대해 보답하기 위해서 이성적인 신념이 생기고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충분히 필연적인 이유가 되었다.
현재 나는 그런 삶을 선택했고 그곳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아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을 원하고 있다. 그런 나는 행복한 지옥에서 살고 있다.
지치고 힘든 삶 속에서도 내가 어떠한 이유에서 버티고 원동력이 되어 움직이고 있는지 또는 감사한 의미와 감정들을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태구몬
매스미디어와 네트워크로 인해 범람하는 인스턴트 이미지를 차용하여, 자신만의 스토리 텔링을 구상한다.
작가는 일상적인 이미지와 기억의 재해석을 통해 작품 안으로 보는이를 초대한다.                                    
  
  
아이라최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난제에 대하여 예술가는 어떤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나는 이 질문에 끝없이 물음표를 던지며 시공간과 생(生)에 얽매임이 없는 나의 파라다이스를 그린다. 
그림 속에는 한 작은 여인이 파라다이스를 향한 여정을 묵묵히 이어간다. 그는 깎아지르는 바위산과 끝없는 사막을 걷고, 깊은 강물과 바다를 건너며 인고의 순간에도 용감하게 나아간다.
때로는 표범의 등을 타고 식물에 걸터앉아 대자연을 감상하거나, 초원에서 꽃놀이를 하기도 하며, 시원한 바닷가에 누워 달콤한 휴식을 즐긴다. 
그가 도달한 궁극의 도착지는 드넓은 고원 사이로 만개한 꽃과 적도의 식물이 길게 뻗은 ‘오아시스’이다. 그곳에는 신성한 동물들이 노니는데, 주인공인 흰 표범들이 금빛 눈에 하트 모양 붉은 코를 하고
여행자를 마중한다. 아기 표범들은 오아시스에서 수영을 배우고 나무를 타며 오후를 보낸다. 검은 표범은 흰 표범의 연인이자 친구로 등장한다. 그들은 낙원을 지키는 유일한 맹수이자 사랑스러운 수호자이다.
표범의 코가 사랑스러운 하트 모양으로 변한 것은 싸울 일이 없어 사랑스러워진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영원한 행복과 사랑이 존재하는 유토피아적 세계관을 표현하였다.
풍요를 상징하는 커다란 열매가 달린 레몬트리는 모두의 놀이터이자 휴식처의 역할을 한다. 식물들은 대부분 만개하였는데, 이는 완전무결한 이상향에서 정점에 도달한 식물의 형상을 나타낸다.
이 풍요의 낙원 속 대자연은 경건과 존중의 대상이며, 인간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조화를 이룬다. 작은 섬을 중심으로 원형을 그리며 도는 고래상어들은 보이지 않는 질서를 의미한다.
호기심 많은 판다는 어린이를, 거대하게 유영하는 플라밍고는 군중들을 나타낸다. 무당벌레나 나비와 같은 곤충은 여행자가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안내자이며, 카멜레온은 높은 곳에 앉아
세상을 지켜보는 관찰자이다. 인공물이 사라진 이 대자연의 오아시스 풍경은, 내가 바라보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자연물만이 존재하는 소재적 특징은 어릴 적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비밀의 정원의 영향을 받았다. 오솔길을 따라 걷다 커다란 잎사귀를 열고, 샘물가 통나무 다리를 건너면 우리의 정원이 있었다.
동물들을 기르고 식물들을 관찰하며, 땅을 호흡하고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을 보냈다. 더 자라서는 커다란 달과 별이 뜬 호숫가 언덕 집에서 자연을 스케치했다.
나의 유년 시절은 삶의 궤적에서 가장 완벽한 사랑의 순간이었고, 이 기억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에스키스가 되어 유기적으로 작용한다. 
 작품의 표현적 특징은 유화 물감을 나이프에 찍어 얇게 겹쳐 올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금속 조형을 전공한 나는, 금속 나이프를 제련하여 물감을 블렌딩하고, 고채도의 물감을 섬세하게 올린다.
캔버스 위에 펼쳐진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한 겹, 또 한 겹을 쌓고 다시 말리기를 반복한다. 이 긴 여정이 마치 끝없는 길을 걷고 바위산을 올라 낙원에 도달하듯, 끝없는 몰입과 상상력의 세계로
나를 안내한다. 누구에게나 가슴 속에 자신만의 파라다이스가 있다. 나의 낙원에는 달빛 아래 사랑스러운 흰 표범들이 신비로운 동식물과 어울려 노닐고 있다. 당신은 어떠한가?
나의 오아시스에 비친 당신을 마주하고, 묻어두었던 비밀의 파라다이스에 작은 파동이 일었으면 좋겠다. 흔들리는 삶의 여정에 우연히 발견한 보물지도를 만난 것처럼 말이다.


임정아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사는 평범한 사람인 나는 유명인사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모든 것을 뒤엎는 일탈을 꿈꾼다. 
유명인사들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물감을 뿌리고, 튀기고 긁어내다보면 캔버스 위에 흩뿌려진 형형색색의 파편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유명인의 얼굴로 드러난다.
이는 유명인의 모습을 대변하듯 화려하고 자극적이다. 유명인의 모습을 그렸지만, 그림 속 화려한 모습의 유명인처럼 특별하고 주목받는 삶을 살고 싶은 나를 유명인에 투영하여 그린 그림이기에
내 그림은 유명인의 초상화라기보다 일탈 속 내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내가 꿈꾸는, 그렇지만 이룰 수 없는 특별해지고픈 자아를 실현하는 수단이자 대리만족이다.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느낄 수 없는 일탈을 위해, 오늘도 나는 그림을 그린다. 


지용
나는 반복 행위로 얻어지는 심리적인 치유와 무아지경에 이르는 예술행위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다. 나의 작품은 머리가 둥글고 가느다란 시침핀으로 형상을 만들며, 이러한 작품 제작 과정들은
시침핀을 꼽은 반복행위가 나의 내면을 치유한다. 작품 제작 과정의 반복적인 예술행위를 통해서 겪게 되는 심리적인 치유와 마음의 안정감을 찾았고, 작품이 완성 되었을 때에 오는 희열감과 성취감은
억압되어 있던 자아를 표출하는 역할을 한다. 주재료인 시침핀은 상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수 만개의 시침핀을 하나하나 꽂아가며, 이미지가 완성되어 가고,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소비되는
많은 시간들은 살아가면서 남게 되는 많은 흔적들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무뎌지는 것처럼 사람이 내적으로 성장하고 성숙되어가는 과정과 그 유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만드는 이미지들은 제작의 과정 속에서 우리가 가지고 싶고, 이루고 싶은 이상에 대한 바램과 그 염원이 담겨있으며, 내 작품을 보는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함께 소통하고자 한다.


채정완
작업의 기본 주제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회에 대한 불만들을 시각화 하는 작업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작품을 통해 서로의 불만들을 공유하고 공감하도록 도와줌으로써
단순히 개인의 불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적 담론으로 형성되는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현재 맞이하고 있는 사회 문제들을 다시 한 번 돌이켜 보고 그 해결책에 대해 고민하도록
이끄는 계기가 되는 작업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작품에는 민머리에 양복을 입은 캐릭터들이 주가 되어 나오는데, 이 캐릭터는 어떤 사회 현상의 문제점을 주제로 작품을 진행할 때 그 문제점이
단순히 어떤 계층, 성별, 세대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함이었고 그래서 인물이 가진 개성들을 최소화한 캐릭터를 만들게 되었다. 
작품이 어둡고 비판적인 성향을 띠어 자칫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고 보일 수 있으나 이런 형식의 작업을 계속 이어 나가는 것은 우리 사회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다. 부정적인 문제점들을 외면하는 것은 쉬우나 외면하기만 한다면 그 문제점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로 나아 갈 때까지
현재의 작업을 이어 나가고자 한다.


김상희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안함이지만 인간에게 불안은 필연적이다. 또 인간은 혼자서 세상을 살아갈 수 없기에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야만 한다. 즉 인간에게는 안정감, 균형
그리고 조화를 통해 아름다움을 느낀다. 안정적이고 균형감 있는 색면구성을 통해 단순함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영감을 얻은 대상을 해체하고 단순화시켜 화면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장면의 포착부터 대상을 단순화시키는 과정 그 자체가 작업이며 그 과정을 통해 대상의 본질을 생각하며 극단적으로 단순화된 화면을 통해 다양한 사유를 유도한다.  
< Gabe > 시리즈는 자동차의 후미등을 해체하여 남은 조각들을 가베교구처럼 재구성한 작품이다. 후미등의 빨간 불빛이 ‘도시판 불멍’과 같다고 느꼈던 순간처럼 작품을 통해 안정감과 쉼을 주고자 한다. 
< Sailor >시리즈는 삶과 작업을 ‘항해’에 비유하여 정박하지 않고 항해하는 배의 ‘돛’을 회화 작품을 통해 표현하였으며, 동시에 ‘돛’과 ‘캔버스 천’의 경계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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