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그림 개인전
마주하다
Aria gallery, Daejeon, Korea
2024. 12.03 - 12.10
ARTIST'S NOTE
작품은 개인의 불완전성 탐구에서 시작되었다.작가는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완전함의 기준 아래에서 자신의 결함을 감추면서도, 동시에 그 기준에 맞춰 자신을 드러내려는 불완전한 개인의 모습을 포착하고, 이를 작품을 통해 드러내며 균형을 찾고자 한다.

 작품 속 인물과 외부 사이에는 **막(veil)**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 막은 인물이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동시에 자신을 드러내는 매개체역할을 한다.파도의 결이 모래사장에 남긴 흔적처럼, 외부의 흔적을 뜻하는 결은 이 막을 통해 인물에게 진하게 새겨진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모습은 막 뒤에서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이는 자신의 불완전성을 가리면서도 외부와의 경계 속에서 스스로를 형성해 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에 사용된 푸른색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정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색감으로, 고려청자나 새벽의 고요함을 연상시킨다. 푸른색은 평온함과 차분함을 전달하며, 사회적 압력이 흐르는 속도감과 대조적으로 관객이 정적인 순간을 마주하게 한다.
뿌옇고 흐릿하게 표현된 인물들은 모호하고 불완전한 인간을 나타낸다. 이는 외부와 나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를 상징하며, 외부의 영향을 계속 흡수하는 열린 인간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궁극적으로 정적인 시공간 속에서, 사회적 기준과 불완전한 개인의 기로를 막, 즉 베일이라는 상징을 통해 드러내고, 그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보호하면서도 드러내는지를 탐구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