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miere

Aria gallery, Daejeon, Korea
31 March - 17 May 2023


Premiere는 독일어로 "시작" 이라는 뜻이다. 5인의 작가들이 모여 새로운 시작을 여는 < Premiere展 >이 전시되었다. 
유충목, 신예진, 전병택, 송재윤, 남지형, 작가가 참여하는 기획 전시 이며, 작가 5인이 참여하는 만큼 각양각색의 다양하고 신선한 그림들을 접할 수 있다.



유충목
형성-원 (Formation-Circle)
공기중에 수증기들이 모여 하나의 물방울이 형성되고 그 물방울들은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다. 물방울은 나에게 시작과 끝이라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 하루에도 몇 번의 시작과 끝이 반복되면서
나의 모든 것들이 순환하는 것을 느낀다. 순환을 의미하는 원형의 표현은 원의 사전적 의미와 같이 “평면 위 일정한 점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을 얘기한다. 캔버스 위의 물방울들은 점들의 집합이되고,
순환을 표현한다. 유리 물방울은 빛에 의해 다양한 그림자를 만들며 영롱함을 자아낸다. 평면과 입체, 두 가지 이상의 소재가 주는 시각적 감성을 현대적으로 표현하였다.


신예진
지금까지 걸어온 인생의 모든 길들은 각자 마음속의 소중했던 순간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삶의 모든 순간에서 선택한 길들은 무엇 하나 쉽지 않았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지금까지도 하나하나 내 마음속에 보석처럼 화려하고 찬란히 빛나고 있습니다. 이 왕관은 묵묵히 인생을 걸어온 당신을 위해 바치는 왕관입니다. 진한 향기를 품은 꽃처럼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는 삶의 왕관으로..
이 빛나는 왕관처럼 앞으로의 길들도 빛나는 추억이 되기를, 삶의 길 속에서 찬란히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전병택
매끈한 표면위에 카드들이 캔버스를 뒤덮고 있다. 크게 펼쳐진 카드들의 입체감으로 게임을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카드들은 위태로운 모습이다. 아슬하게 앉아 있는 동물,새,캐릭터등 언제라도 탑을 쓰러트릴 수 있는 불안요소로 다가온다. 카드는도박이라는 개념을 떠올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독성과 사행성 조장한다는 이유로 시선이 곱지 않다. 카드를 보며 인간의 삶을 떠올렸다. 52장인 카드의 수는 조커를 더해 365이다.
이는 52주인 년 단위와 년일 수가 교묘하게 접목되어 있는 숫자이다. 또 카드에는 4가지 문양이 있는데 그 문양들은 각각 독특한 의미가 있다. 하트 문양은 사랑과 성직자를, 클로버 모양은 곤봉과 농민,
스페이드 모양은 검과 군인을, 다이아몬드는 재물과 상인을 의미한다. 무늬의 의미에 따라 카드의 서열도 정해지는데, 스페이드가 가장 최상위에 있으며 그 뒤로 다이아몬드, 하트, 클로버순이다. 다양한 문양,
그리고 그 문양들이 가진 서열을 보며 그는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며 ‘계급 사회 아닌 계급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불안정한 현대인의 삶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고민은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좌우 대칭 구도로 그려진 ‘카드로 세운 탑’은 겉보기에는 매우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불안정하게 쌓인 내재적 구조로 인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카드와 어울리지 않는 동물,
캐릭터 등의 대중문화의 아이콘들은 ‘카드 탑’에 비현실적인 요소를 더한다. 불안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부조리한 상태, 비논리적이면서도 모순적인 상태가 바로 본인이 주목한 현대인의 불완전한 삶이다.
명확한 기준이 없이 안정성과 불안정성이 공존하는 상태에 위치하여 깊은 고민과 갈등으로 점철된 현대인의 고달픈 인생을 표현했다. 카드라는 주제가 더욱 돋보이게 하려고 표현방식에 대한 방법론적 연구도
이어갔다. 카드를 직접 쌓고 사진으로 기록으로 남긴 후 말끔한 선과 선명한 색채가 명확하게 보일 수 있도록 캔버스 천에 테이프를 붙이는 작업을 하고, 물감을 바른 뒤 테이프를 떼고 칼로 다시 긁어내는 작업을
반복한다. 매번 직선적이고 오차 없는 작업이 주는 스트레스는 정말 컸다. 작가로 데뷔한 이후 매년 1-2회 정도의 개인전을 진행하며 쉼 없이 달려온 결과 유럽 및 아시아권 갤러리에도 러브콜을 받은 상태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카드와 그 속의 기호로 조합할 수 있는 자유롭고 다양한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었다.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펼쳐나갈 것이다.


송재윤
'관계에 관한 山水'
관계에 관한 山水는 뿌려져 중첩되고 쌓인 다양한 물감의 색을 통해 쌓여가고 이어져가는 '관계'와 그 관계와 관계에서 느껴 지는 감정들을 표현 하고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된 山水의 이미지를 통해 표현한다. 관계를 주제로 작품을 하면서 작품을 그리기 전보다 많은 관계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 해 보게 되었다. 쌓여가고 얽히고 설키는 관계 속에서 생기는 수 많은 이야기들을 항상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산과 같이, 때론 맞서지 않고 자유롭게 흐르는 물과 같이 풀어나갈수 있는 지혜를 알아가게 된듯 하다. '관계에 관한 山水' 를 감상하는 모든 분들도 혼자서 살아갈 순 없을것이다.
곁에 있는 소중한 관계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소중히 하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 되길 바라 본다.


남지형
Symbiosis –(共生)
사람이 아닌 동물 역시 인권에 비견되는 생명권을 지니며 고통을 피하고 학대 당하지 않을 권리 등을 지니고 있습니다. 동물이 하나의 돈의 가치로서, 음식으로서, 옷의 재료로서, 실험 도구로서,
오락을 위한 수단으로서 쓰여서는 안 되며, 동시에 인간처럼 지구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개체로서 받아들여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쉽게 볼 수 있는 동물들 에만 한정하여 학대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소와 돼지는 동물이라고 바로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고기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며, 그들 또한 인간과 같이 고통과 아픔을 느끼는 하나의 생명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욕심이 동물과 자연에게 엄청난 파괴력을 불러올 수 있음 또한 느끼게 되었습니다. 동물들은 왜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하는가? 그들에게는 그러한 의무가 전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말을 못 한다 하여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며, 아무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며,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제 작품을 통해 인간과 동물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래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 안에 존재하는 다른 생명체의 언어를 알아차리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작품 속에 많이 등장하는 나비와 동물들은 인간과 항상 닿아 있다는 점입니다.
생을 유지하는 원천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물이 만나야 사는 법이라고 생각해서 작품이 끝날 때마다 epoxy의 물성을 이용해 물의 흐름을 식물, 또는 나비, 동물에게 채워 넣습니다. 
우주라는 큰 자연 안에 더불어 살아있는 이 모든 것은 언어입니다. 그 언어를 알아차리는 것은 저의 작업의 목표인 동시에 곧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ARTWORK